왕비록(王妃錄)

 
순정왕후(順靜王后 :? ?)
공민왕비 순정왕후(恭愍王妃 順靜王后)의 선계(先系)는 알려오는 바가 다만 이 애책문(哀冊文 : 임금이나 왕비(王妃)가 죽음을 슬퍼하여 지은 제문(祭文)이 있을 뿐이어서 후일 참고 되기를 기망한다.
 
공민왕비 순정왕후 애책문(번역문)(恭愍王妃 順靜王后 哀冊文(譯文))
維洪武 9年 丙辰(禑王 2年 檀紀 3709 · 西紀 1368) 가을 윤(閏) 9月 朔 壬午 21日 壬寅 順靜王后의 梓宮을 權찬(임시 매장한 자리)에서 殯所로 옮겼다가 그 뒤 5日 丙午에 서울의 西陵에 장사를 모시니 이는 예이다. 발인제를 이미 마치고 비단 장막이 장차 옮기려하니 龍이(용틀임한 상여)는 주저하고 翟불(꿩털로 수레에 단 것)은 머뭇거린다. 신선한 바람 스침이여. 명정은 흐늘흐늘하고 찬 안개 부슬거림이여. 붉은 깃발이 너울거린다. 효자 嗣王이 하늘에 울부짖어 길이 사모하고 가을이 됨에 더욱 슬퍼합니다.(『효자는 가을에 서리와 이슬을 밟으면 문득 「시절이 변했구나」하며 조상을 생각한다』하였다) 형용이 이미 감춰짐을 애통하고 자훈(慈訓)의 일찍 여윔을 생각하니 슬픔은 얼굴에 드러나고 정(情)은 말씀에 나타납니다. 이에 從臣들에게 명령하여 효성스러운 생각을 서술하게 하니 그 글월에 다음과 같이 이르노라. 唐나라의 성스러운 후손이 우리 大東을 개척하셔서 장할시고. 5백년의 덕은 흐뭇하고 仁은 두터웠습니다.
왕화의 비롯함은 中宮으로부터 였습니다. 넓은 저 沔의 땅은 정기가 서려 모였습니다. 아름다운 大族이 있으니 그 집안을 韓氏라 이릅니다. 적선하기 여러 대에 경사 피어남이 무궁하였습니다. 이에 훌륭한 따님을 낳으시니 도가 有융(은나라의 始祖母)과 같았습니다. 꽃다운 행실은 어질고 삼가며 옥의 자질은 깊고 깊었습니다. 지존을 楓禁(임금이 거처하는 방)에서 짝하시와 깊이 椒房(王妃가 거처하는 궁)에 드렸습니다. 발자국을 밟아 『履武(周나라의 始祖母인 姜嫄이 들에서 큰 사람의 발자국을 밟고서 아이를 배어 후직(后稷)을 낳았다고 한다.)』임신하시니 아들 낳기가 더디지 아니하였습니다. 무지개 흘러(皇帝의 어머니가 흐르는 무지개에 감동되어 아이를 배었다 한다.) 상서를 표시하자 天日의 자질이었습니다. 란(蘭)의 몽조가 정문공(鄭文公)의 어머니 연길(燕길)이 꿈에 난초를 얻고 귀한 아들을 낳았다.) 과연 미더웠건만 어쩌자고 슬픔이 얽혔던고. 요모문(堯母門)이 적막하고 태사(太사)의 장막이 처량하였습니다.
아! 슬프다. 생각하건데 선경효(先敬孝) 왕께옵서 거룩하신 수의(垂衣)의 정치이었사온데 전성(前星 : 태자의 별)은 오래 어둡고 후궁에서는 빛을 감추서 근심이 얼굴에 맺히고 염려가 종사(宗祀)에 미치더니 하늘이 지은 合이라 새 왕후를 맞아오시와 첫아들을 낳으시어 위는 태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성대한 공과 빛나는 덕에도 생존하실 때의 봉양이 미치지 못했으므로 마지막 가시는 일에 조심하여 이름을 현시(顯諡)로 더해 올리고 예를 옛 법대로 따랐습니다. 추숭(追崇)을 이미 극진히 할수록 사모하는 마음 더욱 깊건마는 왕후의 아름다운 옷이 이렇게 진설되어 있는데도 패옥(佩玉) 소리는 들리지 아니합니다.
아! 슬프다. 신선의 행차는 구름이 옮기고 슬픈 만가(挽歌)는 새벽에 부릅니다. 공손한 슬픔이 대궐에 나타나고 모여선 신하들은 감회(感懷)가 깊습니다. 구름의 침침함이여. 하늘도 시름이요 길은 멀고 멀어 땅은 가이 없습니다.
풍수(風樹)가 그치지 아니 함이여(『나무가 고요히 있으려 하여도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 하여도 부모가 <죽어서> 기다려 주지 아니한다.』하였다) 무덤속은 다시 밝지 못합니다. 아! 슬프다. 만물이 시들어서 가을은 쌀쌀하고 난초의 꽃이 져서 찬 이슬 같습니다. 「墜」 초목을 보아도 감상이요 천지가 다하도록 연모(戀慕)라,
내 마음은 깃발처럼 흔들리며 내 눈물 비처럼 뿌려집니다. 도성문(都城門)에 나가서 주저하고 산언덕을 바라보며 한숨 쉽니다. 바람은 광야에 불어 슬픈 소리요 해는 안개 속에서 비참한 빛입니다. 생각은 끝 간곳 없고 운한은 돌을 굴릴만 합니다. 아! 슬프다. 좋은 무덤자리를 마침 하늘이 마련하였으니 길한 땅에 영원히 편안하리다. 산은 옹위하여 둘러있고  물은 쏟아져 맑고 찹니다.
이 자리에 편히 하셔서 영혼은 편하고 즐겁고 안녕하시와 우리 사왕(嗣王)을 돌보시와 만수무강하며 종손과 자손 백대에 복으로 경사일 것입니다.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감히 이 글월로 맹세하옵니다. 아! 슬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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