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첫 금 한태영, "아버지·코치 소원 풀어드렸죠"
도하=진중언기자
jinmir@chosun.com
입력시간
: 2006.12.11 08:44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6㎏급의 한태영(대한주택공사·사진)이 10일(한국시각)
가장 높은 단상 위에 섰다. 결승에서 이란의 마수드 하셈 자데를
2대0으로 제압한 한태영은 안경을 끼고 시상식에 나왔다. 양쪽 모두
0.2의 시력. 한태영은 경기 중에는 렌즈도 끼지 않아 상대 선수
얼굴이 흐릿하게 보인다고 했다. “비로소 아버지 소원 풀어드렸습니다.
그게 너무나도 기쁩니다.”
한태영이
안경을 끼게 된 것도, 금메달을 딸 수 있던 것도 모두 아버지 한재익(62)씨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때 씨름을 한 한태영은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종목을 바꿨다. 그러나 중2 때인 1993년 아버지가 모는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눈과 턱 등 얼굴을 크게 다쳤다. 얼굴에
남아있는 상처는 4번에 걸친 수술의 흔적이다. 이날 한태영의 우승에
현역 시절 96㎏급에서 활약했던 박명석 대표팀 감독도 가슴의 응어리가
풀렸다.
세계주니어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을 제패한 박 감독은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로 2002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그는 “태영이가
첫 단추를 잘 끼워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2006년
12월 10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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