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신록(相臣錄)

장헌공 한효순(莊獻公韓孝純 : 中宗 38年(1543) ~ 光海君 13年(1621) 18 世)
공(公)은 조선 중기(中期)의 문신이다. 휘(諱)는 효순(孝純)이요 자(字)는 면숙(勉叔)이고 호(號)는 월탄(月灘)이다. 문정공 계희(文靖公繼禧)의 현손(玄孫)으로 군수공 여필(郡守公汝弼)의 둘째 아들이고 정선공 승원(旌善公承元)의 손자이다. 어머니는 증정경부인 문화 유씨(贈貞敬夫人文化柳氏)로 시정 엄(寺正 엄)의 따님이시다.
공은 중종(中宗) 38년(1543) 7월 11일에 출생했다. 선조(宣祖) 1년(1568)에 생원이 되고 동왕 9년(1576) 식년 문과(式年文科)에 병과(丙科)로 급제 검열(檢閱), 수찬(修撰)을 거쳐 동왕 19년(1586) 예조좌랑(禮曹佐郞)이 되어 사서오경(四書五經)의 음석(音釋)을 교정(敎正)했다. 1588년에 선위사(宣慰使)로 왜국(倭國)에 다녀왔고 사인(舍人)을 거쳐 다음 해 집의(執義), 사성(司成)이 되고 사은사(謝恩使)로 중국에 다녀왔다. 그후 영해부사(寧海府使)로 나갔다.
동왕 25년(1592)에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나자 8월에 영해에서 왜군을 격파하고 경상우도 관찰사 (慶尙右道觀察使) 겸 순찰사(巡察使)가 되어 서해안지역(西海岸地域)을 방비하여 군량조달(軍糧調達)에 공을 세웠다. 1594년 병조참판(兵曹參判), 다음 해 대사간(大司諫), 대사헌(大司憲)이 되고 병조참판(兵曹參判)으로서 화기주조(火器鑄造)와 병서(兵書) 인쇄에 공이 많았다. 1596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체찰부사(體察副使)가 되었으며 이해 한산도 무과(閑山島武科)의 시관(試官)이 되어 통제사(統制使) 이순신(李舜臣)과 함께 수군(水軍) 강화(强化)에 힘썼으며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가 되었다. 내직(內職)으로 돌아와 남해지역의 순찰사(巡察使)로 나갔으며 왜란이 평정된 뒤에도 해상 군비강화에 계속 노력하였다. 1599년에는 전라좌수사(全羅左水使) 이순신 막하(幕下)의 전선감조군관(戰船監造軍官)으로 있으면서 거북선 건조에 공이 많았던 나대용(羅大用)의 건의를 받아들여 거북선 모양의 소형 무장선인 창선(창船) 25척을 건조하도록 하였다. 1604년 이조판서(吏曹判書)에 이르렀으며 다음해 평안도 관찰사,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를 거쳐1606년에 우찬성(右贊成), 판돈녕부사(判敦寧府使)를 역임하였다.
광해군(光海君) 2년(1610)에 다시 이조판서(吏曹判書)로 있으면서 권신(權臣) 이이첨(李爾瞻)에 따라 광해군 난정에 일익을 담당하였다. 광해군 8년(1616)에 우의정(右議政)을 거쳐 좌의정(左議政)에 오르고 순충보조효충장의적의협력선무공신서흥부원군(純忠補祚效忠杖義迪毅協力宣武功臣西興府院君)이다. 광해군 13년(1621) 11월 15일에 졸하였다. 수(壽) 79였고 시호(諡號)를 장헌(莊獻)이라 내렸다.
공은 타고난 성품이 너그럽고 어질고 기우(器宇)가 넓고 명성(名聲)과 지위가 높을수록 겸손하고 맑은 덕이 더욱 나타났다. 재주는 문무(文武)에 통하여 공이 북번(北藩)에 있을 때는 장교(將校)나 군오(軍伍)가 동작(動作)의 절차에도 어두우므로 이에 진(陣)을 만드는 《신기비결 이권(神器秘訣二券)》을 만들어 교훈하고 간행(刊行)하였다.
외현손(外玄孫) 우승지 이 돈(右承旨李敦)의 명(銘)에서 왈(曰)
"평정하기 어려운 것은 일이요, 헤아리기 어려운 것은 하늘일세. 어찌해서 우리 공의 벼슬과 나이를 이간했는가? 후하게 주는 것을 끌어서 어지럽고 어려운 때를 만났네. 뜻은 임시로 맞추려 했으나 바른 의논은 간절했네. 위에서는 하고자 하고 아래에서는 심해서 지척을 지탱하기 어려웠네. 몰(歿)한 뒤에도 원통함이 남았으니 혹 아는 자가 있었네. 오히려 착함으로 인한 경사가 남아서 자손들이 길이 떨쳤네. 무궁한 보응(報應)은 길이 천년을 기약하네."
배위(配位) 정경부인 순흥안씨(貞敬夫人順興安氏)는 전적 정(典籍挺)의 따님이고 정경부인 진주강씨(貞敬夫人晋州姜氏)는 현감 효윤(縣監孝胤)의 따님이며 아들은 일곱인데 현감 유겸(縣監有謙), 서능군 수겸(西陵君守謙), 군수 치겸(郡守致謙), 승지 이겸(承旨履謙), 도사 윤겸(都事允謙), 정랑 극겸(正郞克謙), 도사 호겸(都事好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