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들끼리 처음 만나게 되면 흔히 “몇 世孫 어느 派입니까”라고 묻게 되며 그 대답은 “청주한씨 32世孫 安養公 상용입니다.” 라는 식으로 자신을 소개하곤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자신의 위치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 외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2세이지만 촌수로는 1촌이다. 나의 형제는 나로부터 아버지까지 1촌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나의 형제까지 1촌 하여 2촌간이다. 또한 나의 4대조이신 고조부의 자손으로서 나와 동 항렬이라면 가장 먼 촌수가 부, 조부, 증조부, 고조부 로 4촌이 그 역순으로 4촌이 되어 8촌간이 된다. 우리 청주한씨 시조 蘭 자 할아버지로부터 32世孫이지만 8촌이 넘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숫자는 비록 많을지라도 중요한 것은 서로 간에 촌수로 계산을 할 수 있는 한 할아버지의 자손이라는 것이다. 이러함을 볼 때 어느 곳에서 만나더라도 같은 본관의 성씨라면 반갑지 않겠는가? 무수한 세월이 지나더라도 통성명을 하면서 동성동본임을 알게 될 때, 남 같지 않은 마음을 기본적으로 갖게 되고 또 한결 더 편안하게 대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할아버지 자손이라는 혈족관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약속은 하지 않았어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한 장소에 모여 제를 올리고 음복을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가 다 잘 되기를 바라는 것. 비록 그 곳이 처음 만나는 자리일지라도 그리고 따져보는 숫자는 많을지언정 한 할아버지의 후손으로서 촌수를 계산할 수 있는 먼 일가이기 때문에 서로가 반가워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라고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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